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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을 믿으시나요?

바쿠고 카츠키 x 우라라카 오챠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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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10월의 마지막 날 밤 여느 때처럼 바쿠고는 겨울이 다가오는 게 끔찍하게 싫었다. 차가운 바람이며 기분 나쁘게 뺨을 스치는 공기하며 뭐 하나 마음에 드는 구석이 바쿠고에게는 하나도 없었다. 그저 오늘도 어제와 똑같은 하루의 연속일 뿐이었다. 바쿠고는 이 빌어먹을 추위 언제까지냐며 짜증을 연발하며 투덜투덜거렸다. 
 
하지만 평소와 다를 거 같지 않을 오늘 바쿠고는 자신에게 무슨 마법같은 일이 일어날지 전혀 몰랐었다. 까칠한 남고생 바쿠고는 빌어먹을 뭘 했다고 이렇게 추운 거야 에이씨를 남발하며 창문을 세게 쾅하고 닫았다. 바쿠고는 창을 닫고 방 안에 가만히 앉아있었는데 벽에서 무언가 일그러지는 형상이 보였다.
 
"하?"
 
바쿠고는 지금 자기가 보고 있는 게 뭔가 싶었다. 이상하다 싶어서 일렁거리는 형상을 계속 쳐다봤는데 거기서 무언가 나오는 듯 했다. 나온 건 다름 아닌 여자였다.

 
"아야야 아파라!!"
 
그 여자는 방바닥으로 큰 소리를 내며 넘어졌다.

 
바쿠고는 지금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자기 방의 벽이 일그러지더니 느닷 없이 여자가 튀어나온 것이었다. 바쿠고는 지금 자기가 헛 것을 보나 싶어 볼을 꼬집어 봤지만 아프기만 하고 달라진 것은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상황 속에서 그나마 제일 현실성 있을 법한 생각은 지금 자기 방에 들어온 여자가 아마 도둑일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바쿠고는 험상궂은 얼굴로 여자애의 망토를 꽉 잡으며 말했다.
 
"너 도둑이냐 정체가 뭐야 대체?"


 
여재애는 바쿠고의 너무 무서운 얼굴에  바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답했다.
 
"아냐 아냐 내 이름은 우라라카 오챠코고 난 마법사야 도둑같은 게 절대 아니라고!!!!!"

 
바쿠고는 상상도 못한 대답에 어이가 없어 말이 없다가 하 그걸 지금 나보고 믿으라고라며 표정을 여전히 풀지 않았다.
 
우라라카는 어떻게 자신에 대한 오해를 풀까 고민을 했다 그리고 순간 생각을 떠올렸다. 바로 바쿠고를 공중에 띄워 보는 것이었다. 우라라카는 손짓을 하며 바쿠고를 공중에 띄웠다. 바쿠고는 야 너 지금 뭐하는 짓이야 하면 당장 안 내려놔라며 아까보다 표정이 험악해졌다. 우라라카는 무서워서 바로 마법을 해제했다. 해제하자마자 바쿠고는 침대로 떨어졌다. 바쿠고는 떨어진 게 아파서 야씨 너 죽을래라며 여전히 화가 난 상태였다. 우라라카는 바쿠고를 보고는 미안 미안 근데 나 정말 도둑은 아냐라며 제발 믿어 달라고 했다. 바쿠고는 마법이나 그런 거에 대해서 별로 생각한 적도 믿은 적도 없는데 대뜸 눈 앞에 마법사라는 여자애가 나타난 것이었다. 아무리 자기를 띄웠다지만 마냥 믿고 싶지는 않았다.

 
 바쿠고는 우라라카에게 야 동글이 너 여기 왜 온 거야라고 물었다. 우라라카는 동...동글이?!!!! 난 우라라카라고라며 바쿠고에게  소리쳤다. 바쿠고는 됐고 여기 왜 온 건데라며 말을 바로 잘랐다. 우라라카는 무슨 이런 싸가지가 있나 싶었다 순간 짜증이 났지만 그래도 설명해야 할 건 설명해야지 생각하며 포탈이 엉켜서 그런 거라고 설명했다. 바쿠고는 포탈 하 가지가지하네 하면서 기가 막히다는 듯 웃었다. 우라라카는 그런 바쿠고를 보고 뭔가 망설이는 듯하다 저기 이름이 뭐야라며 조심스레 물었다. 바쿠고는 내가 왜 내 이름은 너한테 알려줘야 하나며 화냈다. 우라라카는 아니 넌 내 이름 알잖아 그러니까 너도 알려줘라며 바쿠고의 기세에 눌리지 않았다. 바쿠고는 말이 없는 듯 했다가 바쿠고 카츠키라고 대답했다. 우라라카는 아 바쿠고군이구나 하며 웃었다. 바쿠고는 속으로 저건 뭐가 좋아서 계속 웃고 있는 거야하며 우라라카를 그냥 얼빠진 애 정도로 생각했다.

 
우라라카는 바쿠고에게 바쿠고군 나 포탈 다시 연결 될 때까지 여기 있어도 될까라며 조심스레 물었다. 바쿠고는 바로 하?라며 또 인상을 팍 구겼다. 우라라카는 제발 아마 4~5시간이면 포탈이 열릴 거야라며 애절하게 부탁했다. 바쿠고는 밖에서 기다려라며 바로 차단했다. 우라라카는 그게 포탈이 보통 그 열린 데서 다시 생기거든 그래서 만약에 다른 데서 기다리면 나 또 여기로 또 다시 와야 되는데 바쿠고군은 내가 또 오는 거 싫어 할 거잖아 응? 부탁이야하며 간절히 애원했다. 바쿠고는 또 오는 게 싫어서 할 수 없이 받아들였다. 대신 없는 것처럼 있으라는 조건을 덧붙였다. 우라라카는 고마워라하며 좋아했다. 
 
근데 그 말을 하기 조금도 지나지 않아서 소리가 났다. 바쿠고는 이거 무슨 소리야 하며 두리번거렸다. 우라라카는 머리를 긁적이며 미안 내 배에서 난 소리야라며 머쓱해했다. 바쿠고는 조용히 있으라고 말한 거 잊었어라며 화를 냈는데 또 우라라카 배에서 소리가 났다. 우라라카는 미안 미안하며 머쓱해했다. 바쿠고는 왠지 냅두면 저 소리가 계속 날 거 같아 잠시 방 밖에 나가서 무언가 빵 하나를 가지고 우라라카에게 던졌다. 그리고는 그거 먹고 진짜 조용히 있어라했다. 우라라카는 고마워하며 조용히 빵을 너무 맛있게 먹었다. 바쿠고는 우라라카를 보고는 빵 하나에 저렇게 좋을까 생각했다. 우라라카는 있지 바쿠고군 빵 준 답례로 뭐 보여줄게라며 신이 났다. 우라라카는 웃으면서 손으로 휘휘 저었다. 그러자 방 안이 수 놓은 별 같은 것들이 반짝여 밤하늘처럼 변했다. 바쿠고는 처음엔 살짝 놀란 듯 했지만 어느새부터는 말 없이 자신의 방을 보았다. 우라라카는 아무 반응이 없는 바쿠고를 보고 혹시 이런 거 싫어해라며 주눅든 목소리로 작게 물었다. 바쿠고는 싫어하진 않아라며 별빛이 가득한 방 안을 그저 바라봤다. 우라라카는 대답을 듣고 속으로 다행이다하며 안심했다. 
 
우라라카는 바쿠고를 물끄러미 보더니 바쿠고군은 마법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라며 물었다. 바쿠고는 대뜸 없는 질문에 하?라며 뜬금없단 표정을 지었다. 우라라카는 아니 그냥 인간들은 마법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궁금해서하며 민망한 듯 두 손가락을 꼼지락 마주쳤다. 바쿠고는 몰라 생각해본 적 없어라고 대답했다. 우라라카는 있지 난 인간을 본 건 지금 바쿠고군이 처음이라 궁금해서 한번 물어본 거니까 너무 신경쓰지마라며 웃었다. 바쿠고는 우라라카에게 넌 뭐가 좋아서 계속 실실대냐고 물었다. 우라라카는 순간 그 말이 시비인 건가 싶다가도 바쿠고 얼굴을 보니 시비는 아닌 것 같아 바쿠고를 보고 바로 답했다. 
 
"있지 난 모두가 행복해지는 마법사가 되는 게 꿈이거든 근데 그럴려면 나부터 행복해야 하잖아"
 
바쿠고는 그런 우라라카의 대답에 무미한 반응을 보이곤 속으로 역시 바보가 맞잖아라고 생각했다. 우라라카는 바쿠고군도 행복해졌음 좋겠다하며 방긋 웃었다. 바쿠고는 난 지금 그대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게 낫거든하며 받아쳤다. 우라라카는 속으로 까칠이라 생각했다.
 
바쿠고는 우라라카에게 너 지금 속으로 내 욕했지라며 간파했다. 우라라카는 와 바쿠고군도 혹시 마법사야? 어떻게 알았어하며 놀랐다. 바쿠고는 욕했단 거잖아라며 발끈했다. 우라라카는 바쿠고군 혹시 마법사 될 생각 없냐며 장난끼 가득하게 웃었다. 바쿠고는 그딴 거 안해라며 여전히 발끈했다. 그리곤 자기가 지금 얘랑 왜 이런 시시껄렁한 얘기를 하는가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좀 웃기기도 했다. 그러면서 피식 웃었는데 그런 웃는 바쿠고를 보고 우라라카는 바쿠고군은 화내는 얼굴보다 웃는 얼굴이 더 잘 어울리네라며 싱긋 웃었다. 바쿠고는 뭐라는 거야라며 우라라카 이마에 딱콩을 했다. 우라라카는 자긴 칭찬을 해준 건데 왜 그러냐며 입이 삐죽나왔다. 바쿠고는 그건 칭찬이 아니라고 말했다. 
 
우라라카는 바쿠고를 보고는 바쿠고군 보니까 인간계는 재밌는 거 같아 여기 또 다시 오고 싶다라며 기분 좋게 웃었다. 바쿠고는 오든 말든 내 집은 다시 오지마라며 선을 바로 그었다. 우라라카는 싫은데 하며 혀를 메롱하며 바쿠고를 약올렸다. 바쿠고는 오지 말라고 했다 하며 발끈했지만 우라라카가 있는 것이 왠지 모르겠지만 엄청 싫지는 않았다. 시끄럽고 바보같지만 그렇게 싫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근데 어디선가 소리가 울렸다. 바쿠고는 소리를 듣고는 또 니 뱃소리야라며 노려봤다. 우라라카는 아냐 아냐 잠깐만 하며 목에 건 펜던트를 열어 보았다. 우라라카는 어하며 말이 없었다. 바쿠고는 뭔데 그래라며 우라라카는 바라봤다. 우라라카는 포탈이 1시간 이내로 곧 다시 열릴 거 같아라며 약간 멋쩍게 웃었다. 바쿠고는 열리자마자 바로 가라며 무심하게 말을 뱉었다. 우라라카는 무심한 바쿠고의 대답에 좀 서운했지만 응이라고 대답했다. 바쿠고는 우라라카 곧 간다는 것이 생각만큼 유쾌하진 않았다.
 
둘 사이에는 묘한 정적이 흘렀다. 그러다 우라라카가 있지 바쿠고군 나 1시간 있음 가잖아 그래서 좀 아쉽고 그런데 우리 밤하늘 잠깐 날아가보는 건 어때라며 한 제안을 했다. 바쿠고는 난 안 아쉬워라며 바로 말을 딱 잘랐다. 우라라카는 아 그래 사실 나는 게 무서운 게 아니고하며 바쿠고를 자극했다.
 
바쿠고는 누가 무서워해하며 도발에 바로 걸려들었다. 우라라카는 속으로 단순하구나 하며 픽 웃었다 그리고는 바쿠고가 날 수 있게 마법을 부렸다. 바쿠고는 몸이 떠오르는 걸 느꼈다. 떠오르는 게 익숙하지 않아선지 표정이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우라라카는 바쿠고군 가자라며 손을 내밀었다. 바쿠고는 내민 손을 받지 않고 안 잡아도 되거든하며 먼저 하늘로 향했다. 우라라카는 그런 바쿠고군을 보고는 완전 제멋대로라니까 정말 못 말려라 생각하며 웃었다. 바쿠고는 우라라카에게 왜 웃냐고 했다. 우라라카는 아무 것도 아냐하며 하늘로 같이 날아올랐다. 겨울로 향해 가는 밤하늘의 공기는 차디 차기도 했지만 너무나도 선명했다. 그리고 하늘에서 바라보는 풍경들은 말할 수 없이 많은 것들을 담아내고 있었다. 바쿠고는 겨울이라면 질색이었지만 오늘만큼은 그렇게 싫지가 않았다. 한번도 보지 못한 풍경을 봐서 그런 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는 알 수가 없었지만 말이다.
 
한참 말 없는 바쿠고를 보더니 우라라카가 바쿠고군 하늘을 나는 건 좋은 거 같지 않아라며 넓은 포물선을 그리며 자유롭게 날았다. 바쿠고는 몰라라며 싱거운 대답을 했다. 하지만 우라라카는 아까 바쿠고랑 같이 날아오를 때의 바쿠고의 미묘한 표정들을 포착했었다. 우라라카는 바쿠고군은 솔직하지 못 하구나하며 못 말린다는 듯 웃었다. 바쿠고군은 하?라며 어이 없어 했다. 우라라카는 바쿠고에게 다가와 바쿠고의 두 손을 잡았다 그렇게 하니까 둘은 더 두둥실 높은 하늘 위로 떠올라졌다. 주변에 보이는 건 뭉게뭉게 뭉쳐있는 구름들 그리고 밤하늘이었다. 지상의 어떠한 것들은 티끌도 보이지 않은 보다 높은 하늘에 둘만이 있었다.
 
"아까보다 내가 더 가볍게 만들었어 우리 지금 거의 무중력 상태야 근데 바쿠고군 그거 알아? 여기 지금 우리만 있어"
 
우라라카의 속삭임은 밤하늘을 메우는 듯 했다. 바쿠고는 말 안 해도 여기 지금 너하고 나만 여기 있는 건 알 거든 바보야라며 우라라카를 바라봤다. 우라라카 역시 바쿠고를 똑바로 바라봤다. 바쿠고는 그런 우라라카를 똑같이 보면서 무언갈 말하려는 듯 입을 열려했다. 근데 그때 소리가 들렸다. 펜던트에서 소리가 다시 나는 것이었다. 저 바쿠고군 우리 이제 다시 내려가야 될 것 같아 곧 포탈이 다시 열릴 것 같아라며 바쿠고의 손을 잡으며 바쿠고의 방을 향해 빠르게 내려갔다. 바쿠고는 우라라카가 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그리고 둘은 방에 다시 돌아왔다. 바쿠고는 도착했는데도 우라라카의 손을 놓지 않았다. 우라라카는 바쿠고에게 바쿠고군 손 이제 놓아도 되는데라며 머리를 긁적였다. 바쿠고는 손을 놓았다 그리고는 잡았던 손을 잠시 응시했다.
 
 우라라카는 갑자기 바쿠고 옷자락을 붙잡으며 바쿠고군 저기 봐 저기라며 바쿠고의 옷자락을 흔들어댔다. 바쿠고는 뭐냐고 물었다. 우라라카는 저기 봐 별똥별 별똥별 있어 바쿠고군 얼른 소원 빌어봐라며 재촉했다. 바쿠고는 너 마법사라면서 무슨 그딴 걸 믿냐며 한심하게 쳐다봤다. 우라라카는 왜 이렇게 로망이 없어 로망이라고 말하고는 곧 바로 눈을 감고 두 손을 모아 빠르게 소원을 빌었다. 바쿠고는 말 없이 별똥별을 보기만 했다. 우라라카는 소원 빌었나며 바쿠고를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바쿠고는 안 빌었거든 바보 동글이라며 손가락으로 우라라카의 이마를 밀었다. 우라라카는 나 동글이 아니거든 하며 입이 삐죽 나오면서 화를 냈는데 바쿠고가 보기엔 화를 내는 것으로 보이진 않았다. 둘은 끊임없이 티격태격하며 말을 와갔다. 
 
그렇게 한 30분이 지나서쯤이었을까 둘은 벽에 다시 균열이 생기는 것을  발견했다. 바쿠고는 야 동글이 너 가야 하는 거 아냐라며 우라라카를 바라봤다. 우라라카는 어 그렇지 가야지라고 말했지만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바쿠고는 뭐야 너 안 갈 거야라며 우라라카에게 물었다. 우라라카는 가기 전에 해야 할 마지막 일이 있다고 했다. 바쿠고는 그게 뭐냐며 바로 말할 틈을 주질 않았다. 저기 바쿠고군 있지 이러며 말을 버벅거렸다. 바쿠고는 뭐냐며 빨리 말하라고 재촉했다. 우라라카는 한참 망설이더니 바쿠고군 있지 나 바쿠고군 기억을 지워야 해 마법계 법 상 마법사의 존재는 인간에게 기억되면 안 돼라며 말을 겨우 내뱉었다. 바쿠고는 가만히 듣다가 그럼 지우면 되잖아라며 쌀쌀하게 답했다. 우라라카는 근데 난 못 하겠어라며 고개를 떨구었다. 바쿠고는 그러면 어떻게 하고 싶은 건데라며 아까보다는 차분한 목소리로 우라라카에게 물었다. 우라라카는 바쿠고군이 날 잊는 건 싫어라며 조용히 말했다. 
 
바쿠고는 말을 듣고는 방 서랍에서 무언갈 꺼내들어 보여줬다. 우라라카는 그것을 보고 놀랐다.그것은 한참 전에 자기가 방에서 보여준 밤하늘 반짝이던 작은 조각 몇개가 한 병에 담아진 것이었다. 우라라카는 병을 보고는 바쿠고에게 언제 담았어라며 가까이 다가와 물었다. 바쿠고는 오챠코의 말에 대답은 하지 않고 펜을 집어들더니 그 병에다가 펜으로 우라라라라 적었다. 그리곤 우라라카에게 이렇게 물증이라도 있으니까 된 거 아냐 기억까지는 못 해도라며 우라라카라고 적힌 병의 쪽을 보여줬다. 우라라카는 바쿠고군 하며 말을 잇지 못 했다. 바쿠고는 우라라카의 눈빛이 부담됐는지 뭐야라며 괜히 틱틱거렸다. 우라라카는 내 기억은 사라져도 그게 대신 있으니까 조금 안심이 되는 거 같아라며 살짝 웃었다 그리고는 기억 잊는 마법 지금 걸어도 될까?라며 바쿠고에게 조심스럽게 속삭였다. 바쿠고가 알아서 해라고 퉁명스럽게 답했다. 우라라카는 마법을 걸기 바로 직전에 바쿠고에게 저기 바쿠고군하면서 바쿠고를 붙잡았다. 바쿠고는 또 뭐냐면서 짜증을 냈는데 그 때 무언가가 지나갔다. 우라라카의 입술이 바쿠고의 입술에 가볍게 스쳐 지나갔다.
 
"이 정도면 마법이 지워져도 혹시라도 남지 않을까 해서"
 
바쿠고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그딴 걸로 남겠냐하면서 두 손으로 우라라카 어깨를 붙잡고 키스했다. 우라라카는 바쿠고를 바라보고는 뭐야하면서 웃었다. 바쿠고는 시끄러하며 고개를 괜히 돌렸다. 우라라카는 바쿠고군 이번엔 정말로 마법 걸게라고 했다. 우라라카는 바쿠고와 머리를 맞대고는 주문을 작게 속삭였다. 그러자 바쿠고는 기억이 잊어진 건지 우라라카를 보고는 너 누구야라며 다시 처음 만났던 때처럼 돌아갔다. 우라라카는 그런 바쿠고를 보고는 바이바이 바쿠고군이라 말하며 희미한 미소를 띠고는 사라졌다. 
 
바쿠고는 분명히 지금 그 녀석을 처음 보는 것 같았는데 이상하게 속 깊은 어디선가에서 무언가들이 일렁거리는 듯 했다. 그런 묘한 기분들에 휩싸인 찝찝한 기분인 채로 바쿠고는 침대에 누웠다. 그리곤 자기 방을 찬찬히 둘러보았는데 책상에 무언가가 담긴 병이 놓아져 있는 것을 보았다. 바쿠고는 저런 게 있었나하며 침대에서 일어나 책상으로 가서 병을 만졌다. 그리고 병 안을 훑어봤는데 병에는 작디 작은 조각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이상하게 그 병을 보면 볼수록 머리가 아파졌다. 바쿠고는 오늘은 뭔가 이상하다 생각하며 잠에 들었다. 그리고 잠에 드는데 한 꿈을 꾸었다. 얼굴이 정확히 나타나지는 않는 한 단발머리의 여자애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꿈을. 바쿠고는 그런 꿈이 개운치 않아 잠에서 깼다. 그리고는 다시 책상에 앉아봤다. 책상의 병을 다시 봤는데 병 한 쪽에 우라라카란 이름이 적힌 것을 발견했다. 

 
처음 듣는 이름 하지만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낯설지는 않은 이름이었다. 이름을 생각할수록 아까 전보다 머리가 더욱 욱신거림을 느꼈다. 그래서 바쿠고는 머리를 식힐 겸 밖에 나갔다. 그리고 하늘을 올려다 봤는데 그러자 순간 기억의 한 조각이 떠올랐다. 누군가와 하늘을 날아다녔던 기억이 떠오른 것이었다. 그 작은 조각은 점차 꼬리에 꼬리 물고 또 다른 기억을 잇고 천천히 쭉 이어지더니 통째의 한 기억이 되어 떠올랐다. 바쿠고의 입 밖에서 생각을 거치지 않고 말이 튀어나왔다.
 
"우라라카"
 
이제야 기억이 전부 돌아온 바쿠고는 방으로 다시 급하게 돌아왔다. 하지만 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바쿠고는 그 녀석 갔지하며 침대에 털썩 앉았다. 그리고 그 다음날 바쿠고는 왠지 멍해있었다. 어제 일어난 일이 정말 진짜일까 싶어서 생각에 잠겼다. 그렇게 생각에 잠긴 채 하루를 보내다보니 어느새 어둑어둑한 밤이 다시 다가왔다. 그리고 바쿠고는 어제 일은 꿈이었겠지하며 넘기려는 찰나에 방에서 소리가 났다. 그리고는 벽 한 쪽에서 어제와 같은 균열이 나기 시작했다. 바쿠고는 설마했다. 근데 아니나 다를까 우라라카가 나타났다. 어제의 것들은 꿈이 아니었던 것이었다.
 
 "우라라카?!!!!"
 
우라라카는 자신의 이름을 부른 바쿠고를 보더니 소스라치게 놀랐다. 바쿠고군 어떻게 날 기억하고 있는 거야라며 엄청 놀랐다. 바쿠고는 몰라 네 마법이 형편없었던 거겠지 하며 툴툴거렸다. 우라라카는 뭐라고 하며 화를 냈다. 바쿠고는 우라라카에게 왜 또 왔냐했다. 우라라카는 하핫 그게 말이지하며 머리를 긁적였다. 마법계에서 급하게 나 보고 당분간 인간계에서 임무를 맡으라는 명령이 떨어져서하며 어쩔 줄 몰라했다. 바쿠고는 하? 어젠 무슨 다시 안 돌아올 거 마냥 그랬잖아 너라며 어이 없어 했다. 우라라카는 할 말이 없습니다라며 목소리가 작게 들어갔다. 그리고 바쿠고에게 저기 바쿠고군 그런고로 당분간 여기서 지내야 할 거 같은데 안 될까요라며 쩔쩔맸다. 바쿠고는 너 장난하냐며 화를 냈다. 우라라카는 그치만 아는 인간은 바쿠고군 밖에 없는 걸 하며 낙담해했다. 바쿠고는 왠지 이 상황이 귀찮으면서도 그렇게 싫지는 않았다 아니 오히려 조금은 괜찮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다시는 못 볼 거라 생각했는데 지금 바로 눈 앞에 거짓말처럼 나타나 있으니 말이다. 바쿠고는 우라라카에게 야 동글이 언제까지 있는 건데라며 툭 말을 뱉었다. 우라라카는 눈에 화색이 돌더니 나 진짜 있어도 돼라며 신나서 방방 뛰었다 그리고는 바쿠고에게 고맙다며 와락 안겼다. 바쿠고는 떨어지라며 우라라카를 떨어뜨렸다. 우라라카는 바쿠고군 솔직히 내가 돌아와서 좋은 거 아냐하며 히힛하고 웃었다. 바쿠고는 너 하루종일 징징거리는 거 듣기 싫어서 허락한 거라고 괜히 삐뚤게 말했다. 우라라카는 속으로 좋으면서라며 바쿠고를 놀렸다. 바쿠고는 겉으로 싫은 체 했지만 속마음까진 숨길 순 없었는지 화내면서도 웃음이 묘하게 얼굴에 띠었다.
 
그렇게 그 날 밤은 어제처럼 다시 두 사람의 아웅다웅으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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